실천적 한국문학의 힘: 시대를 향한 문학의 응답
한국문학은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시대의 아픔과 불의에 맞서는 실천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20세기 이후의 한국문학은 식민지, 전쟁, 독재, 자본주의 문제 등 사회의 모순을 직시하며 저항의 언어로 발전해 왔으며, 문학이 어떻게 현실과 연대하며 변화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1. 한국문학에서 ‘실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국문학에서 ‘실천’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현실 반영을 넘어서 적극적인 개입과 변화 지향적 태도를 내포한다. 이는 문학이 사회적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하며, 작가는 자신의 글쓰기를 통해 현실을 고발하거나 대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 같은 문학적 실천은 특히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의식 고취와 저항의 메시지가 주요한 실천의 방향이 되었고, 해방 이후에는 이념 갈등과 전쟁, 독재 정권에 대한 비판이 문학 속에서 실천의 언어로 구현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학이 단순히 정치적 선동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고,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고통과 물음을 포착하면서도 시대의 요청에 진정성 있게 응답하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는 점이다. 즉, 한국문학의 실천성은 현실에 대한 윤리적 성찰과 미학적 완결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고도의 작업인 셈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유효한 가치로 남아 있으며, 문학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생태적 문제 등 다양한 현실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다. 결국 실천적 한국문학은 끊임없이 자신이 속한 시대를 응시하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살아 움직이는 정신이라 할 수 있다.
2. 시대와 함께 호흡한 저항 문학의 전개
저항 문학은 실천적 문학의 구체적인 형태 중 하나로, 억압받는 현실에 맞서 언어로 싸우는 행위를 중심에 둔다. 한국문학의 저항은 단순한 정권 비판이나 사회 고발을 넘어서, 존재의 존엄을 지키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어 일제강점기에는 윤동주의 시가 그러한 저항의 정서를 함축하고 있었고, 해방 이후 이태준, 염상섭 등의 작가들은 자본과 권력의 구조 속 인간의 고통을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구조적 폭력에 맞서고자 했다. 1970~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과 함께 문학도 거리로 나섰다. 황석영, 박노해, 김지하 등은 문학을 통해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의 삶을 증언했고, 이러한 기록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 저항의 형식을 문학적으로 구체화한 사례로 평가된다. 저항 문학은 종종 금지되고 검열되었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문학은 더욱 깊이 있는 언어와 형식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처럼 시대와 호흡하며 성장한 저항 문학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불완전한 사회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며 살아 있다. 디지털 시대에도 저항 문학은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으며, 특히 여성문학, 퀴어문학, 이주민 문학 등 다층적인 목소리로 그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결국 문학의 저항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자,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도구이다.
3. 오늘날 실천적 글쓰기가 가지는 의미
오늘날 우리는 과거와는 또 다른 방식의 억압과 차별, 침묵 속에 살아간다. 겉으로는 민주주의와 자유가 자리 잡은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배제된 이들의 고통이 존재하며, 소비 중심의 사회는 인간의 내면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실천적 글쓰기는 다시금 중요한 역할을 요청받고 있다. 특히 SNS와 디지털 미디어가 확산된 오늘날, 글쓰기는 더욱 빠르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는 동시에 책임을 동반하는 행위가 되었다. 오늘날의 실천적 글쓰기는 꼭 ‘정치적’일 필요는 없다. 일상의 사소한 불편함을 말하거나,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도 실천이다. 예컨대 장애인 이동권 시위나 청년 빈곤 문제, 기후 위기 등에 대해 글을 쓰고 이를 세상에 알리는 행위는 지금 시대의 저항이자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문제의식을 담는 방식이다. 한국문학의 전통은 이미 이러한 글쓰기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고, 우리는 그 정신을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계승해나갈 수 있다. 또한 실천적 글쓰기는 문학 외의 장르, 예를 들어 다큐멘터리, 르포, 칼럼 등에서도 살아 움직인다. 결국 실천적 글쓰기는 단지 과거의 문학 이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현실에 맞서고 있는 하나의 행위이며, 독자와의 진솔한 만남 속에서 더욱 큰 가치를 가지게 된다.
결론: 실천적 문학, 오늘을 위한 응답
한국문학이 걸어온 길을 보면, 그것은 단지 예술의 길이 아니었다. 시대의 고통에 응답하고, 침묵된 목소리를 찾아내며, 우리가 외면했던 현실을 직면하게 만드는 작업이었다. 실천적 문학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현실을 고발하고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려는 문학적 윤리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문학은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행위가 되었고, 작가와 독자는 이 과정에서 적극적인 연대자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쉽게 공감하고 쉽게 잊어버리는 시대를 살아간다. 하지만 문학은 여전히 깊은 울림을 통해 느림의 힘, 사유의 깊이를 제공하며, 실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이며, 그것이 문학의 본질이자 실천의 출발점이다. 그러므로 실천적 한국문학은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현재를 향한 살아 있는 질문이며,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의 밑그림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문학의 전통 위에서 다시금 묻고, 말하고, 써 내려가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문학의 힘이며, 애드센스를 넘어서 독자와의 진정한 연결을 만들어주는 문학적 실천이 될 것이다.